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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 주기철 '다섯 종목의 나의 기원' "마지막 설교"(순교자의 삶)♬

차주희 2012. 1. 15. 00:03

 

 

 

 

 

 

 

 

 

 

 

 

 

                                                

 

 
 

소양  주기철(朱基徹)

1897년 : 경남 창원군 출생
1922년 : 평양장로회 신학교 입학
1925년 : 부산 초량교회 목사 부임
1931년 : 마산 문창 교회 목사 부임
1936년 : 평양 산정현 교회 목사 부임
1938년 -1944년 : 신사참배 거부로 투옥
1944년 : 평양 형무소에서 별세

 

[주기철 목사의 마지막 설교 "일사 각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지난 7개월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특별히 다섯 가지 종목을 들어 기도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시간 그 기도내용을 중심으로 사랑하는 성도들 앞에 '5종목의 나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도)

오, 하늘에 계신 거룩하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시여.
이번에야말로 순교의 영광을 허락하시는가 싶더니, 또 풀어주시어 이렇게 강단에 다시 서게 되었나이다.
아직까지 제가 받은 핍박과 고난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분량에 이르지 못한 걸 알고 있사오나,
할 수만 있다면 이 고통스런 육신을 떠나 하루라도 빨리 주님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옵나이다.

 

사랑하옵는 주님이시여! 저희들을 붙들어 주시옵소서!
저 간악한 마귀의 흑암권세로부터 지켜주시옵소서!
우리의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주님의 강하신 손으로 붙잡아 주시옵소서!
빛 되신 주님의 생명의 말씀으로 저 어두움의 사망권세를 물리칠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시옵소서!

저 불쌍한 어린양들을 천국 가는 길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인도하시옵소서!
이제 이 종이 선포하는 주님의 말씀에 은혜 받고 힘을 얻어서
주님의 뒤를 따르는 일사각오의 믿음이 있도록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옵나이다. 아멘!

순교자 주기철목사 옥중 기도문
소나무는 죽기 전에 찍어야 푸른 것이고, 
백합화는 시들기 전에 떨어져야 향기롭습니다. 
이 몸도 시들기 전에 주님 제단에 드려지길 바랍니다.
어떤 이는 나에게 왜 괜한 일로 목숨을 거느냐고 말합니다.
또 다른이는 가족 생각은 않고 자기 의지만을 주장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친구는 이제 적절히 타협하고 
먼 훗날을 기약해서 한걸음 물러서자고 합니다.
나 어찌 죽음이 무섭다고 주님을 모른 체 하겠습니까?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 7~8).
나는 지난 7개월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특별히 다섯가지 종목을 들어 기도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시간 그 기도의 내용을 중심으로 사랑하는 성도들 앞에 
'다섯 종목의 나의 기원'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다섯 종목의 나의 기원'
첫째,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나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검은 손은 시시각각 닥쳐오고 있습니다. 
죽음에 직면한 나는 '사망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만물이 다 죽음 앞에서 탄식하며, 
무릇 숨쉬는 인생은 다 죽음 앞에서 떨고 슬퍼합니다. 
죽음이 두려워 의를 버리며
 
죽음을 면하려고 믿음을 버린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의 수제자 베드로도 죽음이 두려워 가야바의 법정에서 
예수를 부인하고 계집종 앞에서도 모른다고 맹세하였으니, 
누가 감히 죽음이 무섭지 않다고 장담하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을 위하여 열백 번 죽음은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백년, 천년 산다 한들 그 무슨 삶이리오! 
오, 주여! 이 목숨을 아끼어 주님께 욕되지 않게 하시옵소서.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달리셨습니다. 
머리에 가시관, 두 손과 두 발이 
쇠못에 찢어져 최후의 피 한 방울까지 쏟으셨습니다.
 
주님 나를 위하여 죽으셨거늘, 
내 어찌 죽음이 무서워 주님을 모르는 체하오리까? 
다만 일사각오가 있을 뿐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 속에서 3일 만에 부활하신 주님, 
사망의 권세를 죽이신 예수여! 
나도 부활을 믿고 사망의 권세를 내 발 아래 밟게 하시옵소서. 
죽음아, 네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나는 부활하신 예수를 믿고 나도 부활하리로다. 
소나무는 죽기 전에 찍어야 시푸르고, 
백합화는 시들기 전에 떨어져야 향기롭습니다. 
세례 요한은 33세, 스데반은 청장년의 뜨거운 피를 뿌렸습니다. 
이 몸도 시들기 전에 주님의 제단에 제물이 되어지리이다.
둘째, 장기의 고난을 견디게 하여 주시옵소서. 
단번에 받는 고난은 이길 수 있으나 
오래 끄는 장기간의 고난은 참기 어렵습니다.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형벌이라도 
한두 번에 주어진다면 그래도 이길 수 있으나, 
한 달, 두 달, 일 년, 십 년, 계속되는 고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것도 절대 면할 수 없는 형벌이라면 할 수 없이 당하지만, 
한 걸음만 양보하면 그 무서운 형벌이라면 할 수 없이 당하지만, 
한 걸음만 양보하면 그 무서운 형벌을 면하고 
도리어 상을 준다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넘어갑니다. 
말 한 마디만 타협하면 살려 주는데, 용감한 신자도 넘어지게 됩니다. 
하물며 나같이 연약한 약졸이 어떻게 장기간의 고난을 견디어 배기겠습니까? 
다만 주님께 의지할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십자가! 십자가! 오직 내 주님의 십자가만 바라보고 나아갑니다. 
주님을 위하여 오는 고난을 내가 이제 피하였다가 
이 다음 내 무슨 낯으로 주님을 대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이제 당하는 수욕을 내가 피하였다가 이 다음 주님께서 
'너는 내 이름으로 평안과 즐거움을 다 받아 누리고 고난의 잔은 
어찌 하고 왔느냐' 고 물으시면, 나는 무슨 말로 대답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오는 십자가를 내가 이제 피하였다가 이 다음 주님께서 
'너는 내가 준 유일한 유산인 고난의 십자가를 어찌하고 왔느냐'고 물으시면, 
나는 무슨 말로 대답하오리까?
셋째, 노모와 처자와 교우를 주님께 부탁합니다. 
내게는 팔십을 넘은 어머님이 계시고 
병든 아내가 있고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아들로서의 의무도 귀중하고 가장, 아비 된 책임도 무겁습니다. 
자식을 아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며 
부모를 생각하지 않는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 어머님이 나를 낳아 
애지중지 키우시고 가르치신 은혜 태산같이 높습니다. 
어머님을 봉양하지 못하고 잡혀 다니는 불효자의 신세, 
어머님의 생각이 더욱 간절합니다. 
어머님이 금지옥엽으로 길러 주신 이 몸이 
남의 발길에 채이고 매 맞아 상할 때, 
내 어머님 가슴이 얼마나 아프셨을꼬! 
춘풍추우 비바람이 옥문에 뿌릴 때, 고요한 달빛이 철장에 새어들 때, 
어머님 생각 간절하여 눈물 뿌려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을 봉양한다면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할 수는 없습니다. 
주님 십자가에 달리실 때 당신의 아픔도 잊으시고, 
십자가 밑에서 애통하는 어머님을 
제자 요한에게 부탁한 주님께 나도 내 어머님을 부탁합니다.
 
불효한 이 자식의 봉양보다 무소불능하신 주님께 
내 어머님을 부탁하고 나도 주님의 자취를 따라가렵니다. 
나의 병든 아내도 주님 손에 부탁하는 것이 
이 못난 사람의 도움보다 좋을 줄 압니다. 
나의 어린 자식들을 자비하신 주님 품에 두는 것이 
변변치 못한 아비의 손으로 기르는 것보다 복될 줄 믿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양떼를 두고 가는 이 내 마음 차마 못할 일이오나, 
저들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에도 
주님께서 지켜 주실 줄을 믿사옵나이다. 
넷째,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여 주시옵소서. 
못합니다,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우상 때문에 정절을 잃어버리지 못합니다. 
이 몸이 어려서 예수안에서 자랐고, 
예수께 헌신하기로 열 번, 백 번 맹세하였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밥 얻어먹고 영광을 받다가 
하나님의 계명이 깨어지고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게 되는 오늘, 
이 몸이 어찌 구구도생 피할 수가 있사오리까? 
아! 내 주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평양아! 평양아! 예의 동방에 내 예루살렘아! 영광에 네게서 떠나도다.
 
모란봉아, 통곡하라! 대동강아, 천백세에 흘러가며 나와 함께 울자! 
드리리다, 드리리다. 이 목숨이나마 주님께 드리리다. 
칼날이 나를 기다리느냐? 나는 저 칼날을 향하여 나아가리라.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아무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여러분, 예수님은 살아 계십니다. 예수로 죽고 예수로 살으사이다. 
다섯째,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합니다. 
오! 주님 예수여,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합니다. 
십자가를 붙잡고 쓰러질 때에 내 영혼을 받아 주시옵소서. 
옥중에서나 사형장에서나 내 목숨 끊어질 때에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아버지의 집은 나의 집, 아버지의 나라는 나의 고향이로소이다. 
더러운 땅을 밟던 내 발을 씻어서 
나로 하여금 하늘나라 황금길을 걷게 하옵시고, 
죄악 세상에서 부대끼던 나를 깨끗케 하사 영광의 조건에 서게 하옵소서. 
내 영혼을 주께 부탁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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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철 목사 유언 설교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머리에는 가시관 두 손과 두 발이 쇠못에 찢어져 
피부의 피 한 방울까지 다 쏟으셨습니다. 
주님 나 위하여 죽으셨거늘 내 어찌 죽음을 무서워하여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할 수가 있겠습니까.
나에게는 오직 일사각오가 있을 뿐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받는 고난과 장차 받을 영광을 족히 비교하지 못합니다. 
이제 받는 고난은 오래야 70년 80년이지만 
장차 받을 영광은 천년 만년 영원 무궁합니다. 
이제 받는 고난은 죽을 몸이 죽는 것 뿐이지만 
장차 받을 영광은 예수의 부활하신 몸과 같이 영원 영화의 몸이 됩니다. 
끝까지 참고 견디십시다. 
주님을 위하여 오는 십자가를 내가 피하였다가 
이 다음 주님께서 너는 내가 준 유일한 유산인 고난의 십자가를 
어찌 하였느냐 물으시면 무슨 말로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고로 나에게는 일사각오의 신앙이 있을 따름입니다.”
“아! 내 주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평양아 평양아 한국의 예루살렘아, 영광이 너에게서 떠나는도다. 
우뚝 솟은 모란봉아 통곡하여라, 대동강아 대동강아 나와 같이 울자, 
드리리다 드리리다, 이 미천한 목숨이나마 주님 위하여 제물로 드리리다. 
칼날이 나를 기다리느냐 
누가 능히 나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으리오, 
환난이나 곤고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나 다른 아무것도 
주님 향한 일편단심을 변하게 하지 못하리로다. 
나는 죽고 또 죽고 열 백번 다시 죽어도 주님을 끝까지 사랑합니다. 
십자가! 십자가! 주님 지신 십자가, 그 앞에 이 몸을 드립니다. 
인생은 초로와 같이 짧고 의는 영원무궁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의에 죽고 의에 삽시다. 
의를 버리고 예수님을 향한 의를 버리고 산다는 것은 
개 짐승만도 못합니다. 
예수로 같이 죽고 예수로 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