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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시(所願詩) -이어령(李御寧)-

차주희 2014. 2. 11. 15:10

 

소원시(所願詩) 

 

 
                                                                              -이어령(李御寧)-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飢餓)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인斷崖)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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